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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세상

우리의 경험을 통해 본 일본의 개혁 방해꾼


일본이 54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루었다.

30일 실시된 중의원 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전체 의석 480석 가운데 308석을 차지하여 일본 정치 사상 최대 격변이 일어났다.

자민당의 거듭된 부패와 실정으로 국민들의 반발로 정권을 잡은 만큼, 일본 내부적으로 부패,금권,관료주의를 탈피하기 위한 대대적인 개혁이 추진될 것이라 한다. 일단 민주당의 계획은 정권 인수 후엔 곧바로 '새로운 일본' 건설을 위한 행정쇄신위원회를 춤범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럼 위원회에서는 무슨 내용을 주로 다루게 될 것인가? 

일본 민주당이 선거유세 내내 외쳤던 내용은 "반 세기 넘게 곪아온 부패정치를 청산하고, 일본 정치의 중심을 관료주의에서 국민으로 바꾸겠다" 이다. 자민당 체제는 '정치,관료,기업'이 기득권을 축적하였음을 부각하며 비판한만큼, 정부의 고위관료와 공무원 조직과 공기업 등에는 어떻게든 칼을 들이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계나 언론 그리고 정부기관이지만 사법부 등을 건드리겠다는 내용(신문과 블로그상에선)은 보지 못했다.

50년 썩은 물을 바꾸려했던 우리나라의 예를 보면, 54년동안 고였던 물을 바꾸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문제가 비단 '관료주의' 하나만도 아닐 것이다. 과연, 민주당은 관료들과 기득권의 저항을 돌파하며 '새로운'일본을 만들 수 있을까? 


우리의 예로 본 '개혁'의 예상 방해꾼

(우익)언론, 그나마 나은점은 일본엔 사민당이나 공산당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빨간칠이 그리 심하지는 않고 지역당이라는 꼬리표도 없다. 우리나라 보수꼴통이 쓰는 '빨갱이' 단어의 효과는 그리 발휘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한 예로, 요미우리와 함께 일본의 우익신문인 산케이에서는 선거 며칠전까지 민주당의 우세를 인정하지 않으며, 민주당내에 '친북세력'이 있다며 빨간칠을 시도했지만, 선거 결과를 보니 효과는 없었던 듯 하다. (산케이-'퇴임한 대통령을 국장으로 치룬 예가 없었다'는 칼럼을 게제해 망신을 산 일본판 좃선일보)

언론의 상황을 좀 더 살펴보면, 우익을 대표하는 요미우리나 산케이신문에 대해 아사히(진보성향,일8백만부)와 마이니치(중도,일4백만부)가 그나마 맞서고 있어, 조중동처럼 일방적인 힘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재계, 그 간의 정경유착의 고리가 끊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반발이 예상되지만, 국민여론을 반하며 맞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차라리 민주당에 선을 대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관료, 고위직 물갈이로 끝날지 부처 통폐합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부패와 무능'의 당사자들이기 때문에 당장의 반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보수우익, 개인적으로 이들의 입장이나 행동이 궁금하다. 민주당이 사뭇 진보적 공약들이 있고, 야스쿠니 신사참배는 안한다고 하지만, 공약집에서 '영토주권을 갖는 독도'라고 표현을 하고 있고, 북핵 문제나 일본인 납치 문제 대한 입장은 자민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과연, 보수우익들이 민주당을 '좌파'나 '친북'으로 몰고 갈 수 있을지 매우 궁금하다. 

우리나라처럼 우익들이 딴지 걸 꺼리는 별로 보이는데, 혹 건다면 아동수당 지급과 같은 서민과 빈곤층을 위한 정책에서 딴지를 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일 상호간의 타산지석

민주당은 어쩌면 우리의 10년간의 정치행보들을 중요하게 검토할지도 모른다. 정권교체 후 '개혁'은 우리가 11년이나 선배이고, 업적과 실패의 결과로 다시 MB정부가 등장하는 것까지 확인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참의원 선거가 있다. 선거때까지 과감한 개혁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님 내부에서 '실용'을 제기하며 꼬리를 내릴 것인가? 혹시 분당?

검토를 했건 안했건, 앞으로 민주당의 정책과 정치는 다시 우리에게 좋은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또, 동북아 평화를 위해선 자민당보다는 낫지 않을까? 아무튼 일본 민주당아 잘해보시라.

ps. 10년간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단순'하게 일본에 대입해 예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