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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세상

누가 매미의 귀가 없데? 매미도 소리 듣는다


지구 온난화로 매년마다 여름 지내기 어려워 질 줄 알았는데, 낮은 여전히 덥지만, 이번 여름은 심한 열대야가 거의 없이 지나갈 듯 하여 다행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것 중 열대야 외 한가지가 더 있는데 바로 매미다.

매미야 너 밤에 왜 우니?

지식인을 찾아봤다. 온난화 때문이라느니, 산속 매미는 밤에는 울지 않는 것으로 보아, 도시의 불빛 때문이라느니.. 근데 이런 매미에 대한 설명 중 서로 맞지 않는 설명이 있다.

매미는 암컷을 부르기 위해 운다. - 아 그렇구나..

씨끄럽게 우는 매미는 모두 숫컷이다. 암컷은 동족 숫컷의 울음소리로 위치를 파악하여 교미를 맺는다. 숫컷 매미의 울음은 생물체의 가장 중요한 임무 '종족번식'의 차원에선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숫컷 매미 한마리가 울기 시작하면 주위에 있던 다른 숫컷들이 경쟁심이 발동하여 따라 우는 동조현상이 발생한다. 

매미는 귀가 없다. - 아 그렇.. 응? 뭐?

숫컷의 울음이 교미를 위해 암컷을 부르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했는데, 귀가 없다니? 결론은 '사람의 귀'처럼 생긴 귀가 없다는 것이지, 소리를 못 듣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들의 청각기관(배판 밑의 경막)은 모든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동족이 내는 발음진동수(주파수)에만 민감한 것이다.

이는 파브르 위인전에서 대포를 쏴는데도 매미가 도망도 안가고 울더란 얘기 때문에 상식처럼 '매미는 귀가 없다'라는 표현으로 굳어버린 것 같은데, 단순히 이렇게 설명해버리면, 자칫 매미는 귀가 없고 그래서 아무 소리도 못듣는 것처럼 오해를 할 소지가 있다. 음.. 나만 그랬나? orz..

근데 암튼, 밤엔 왜 우냐고?
- 도시 불빛 때문만은 아니다.

며칠전 조용한 새벽이었다. 밖에는 가로등도 켜있고 아파트 불빛도 있지만, 매미는 거의 울지 않았다. 그런데 막 잠드려는 찰나 하늘에서 비행기가 지나간다. 한대도 아니고 여러대다. 군 비행기다. 제2 롯데월드 때문에 유명해진 성남 비행장으로 가는 걸꺼다.

비행기 소리가 최대로 달할쯤 이때 매미 한 놈이 스스르 울기 시작한다. 곧 딴놈이 가세하는 듯 커진다. 젠장 곧 단지 안 공원에 있던 매미가 한바탕 합창을 시작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잠에서 깬 놈들 치곤 한바탕 우렁차게 울어제꼈다.

그리곤 비슷한 일을 또 경험했다. 이번엔 자동차 브레이크 소리였다. 도로가에 있던 매미 한 두마리가 브레이크 소리를 동족의 울음으로 들었는지 얼마간 잠에서 덜 깬 소리를 내질렀으나, 다른 숫컷들이 못들었는지 무시했는지 반응이 없자 이 놈도 곧 조용해졌다.

결론은 불빛+소음,
도시 불빛과 더불어 자기들과 비슷한 주파수를 내는 소리(소음) 때문이다.

사실 일련의 경험을 통하면 밤에 매미가 우는 이유가 불빛보다는 소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더 든다. 스펀지 같은 프로그램에서 밤중 산속에서 매미소리를 크게 틀어 우는지 안우는지 실험해 봤으면 한다... 이미 해본건 아니겠지???

 참고로 수컷의 울음에도 종류가 있어서 "수컷이 암컷을 부를 때 우는 본울음, 암컷이 가까이 오면 속도를 높여 우는 유인울음, 그리고 다른 수컷의 방해울음, 적에게 잡혔을 때의 비명소리 등 여러 가락과 장단이 있다"고 한다.

어릴때 들었던 그 매미의 비명소리가 기억난다.
'빼-액~' 나에게 오줌을 갈기고 도망간 그녀석!

너 거기서 울면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