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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세상

결국 울고 왔습니다. 국장기간엔 근조리본을 달고 다니겠습니다.


퇴근후 도착하니 8시가 조금 안되었습니다.
분향소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끼리끼리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아무말없이 분향소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분향소 줄이 무척 길어보였습니다. 한번 헌화시마다 20명씩 5줄, 약 100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헌화와 묵념을 하는데도 기다리는 줄이 줄지 않습니다.

고령에다가 몸이 안좋으신 상태에서, 노무현 대통령 서거이후 힘을 많이 쓰셨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잠시 울컥했습니다. 곧 누군가에 대한 분노가 솟습니다.

지금의 정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만있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목슴을 걸고 평생을 통해 이룩한 일들이 하루아침에 무시되고 거꾸로 간다고 했을때 화병이 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하지요. MB는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제는 뒤로 빠져서 세상일엔 해탈한듯 뒷짐질 여유를 빼앗았습니다.

그는 목숨걸고 지켜온 민주주의와 남북화해 성과들이 깨져나가는 것을 막기위해 다시 앞에 나서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 일에 함께 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큰 충격을 받았고 '몸의 절반이 무너져 내린다'는 표현을 하였습니다. 그 안타까움에 어린아이같은 울음을 터트리셨습니다.

시민들이 '언론악법 폐기하라',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편이다' 두가지 글을 가지고 분향소 주변에서 퍼포먼스를 벌입니다. 주위분들은 박수로 화답합니다.

광장 한편에서는 시민추모위원회에서 간단한 추모행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방송국에서 만든 일대기 영상물을 방영한 뒤 일반 시민들의 추모발언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9시30분 줄이 조금 줄어든것 같아서 이제야 분향소로 들어갔습니다. 근조 리본을 꽂고 약 30분을 기다리는 동안 조금은 더웠지만, 모두들 심지어 어린이들까지도 아랑곳 않고 차분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울지 않으려고 했지만 헌화 후 앞사람의 흐느낌을 보자 흔들렸습니다. 절을 할땐 기어이 눈시울이 붉어져서 분향소를 나올때까지 훌쩍거려야 했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근조리본을 떼지 않았습니다. 내일 출근시에도 달고 가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