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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사회

영월로 봉사와 휴가를 함께. 열린사회 맥가이버 캠프

저희 가족 3명은 7,8,9일 2박3일동안 영월로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실은 저희 가족을 포함해 170여명이 참가한 맥가이버 캠프에 다녀왔습니다. (사)열린사회시민연합 사업단 중 하나인 해뜨는집(소외계층 무료집수리)에서 여름마다 주관하는 행사(뭐든 고친다고해서 맥가이버)입니다. 보통은 매달 각자의 지역(서울지역 8곳)에서 집수리

마을 명물 솔고개 소나무

자원활동을 하지만, 8월달은 서울지역이 아닌 지방으로 가서 봉사와 휴가를 겸하는 것이지요. 참가자는 대부분 해뜨는집 혹은 시민회의 회원들과 가족들입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청소년도 많았습니다.

올해 방문한 곳은 영월 중동면 녹전2리(산솔마을) 입니다. 영월지역에서도 관광지나 공장이 없고 인구도 적어(37가구 70여명) 오지 중 오지입니다. 버스 한 대는 네비를 달고도 헤매다 도착했습니다. 그나마 고속도로가 잘 되어 있어 시간은 3시간에서 조금 더 걸린것 같습니다. 


마을 주민분들의 환대


최종 도착지인 초등학교에 도착하자 우리를 반기는 마을 이장님 및 주민분들과 현수막이 보입니다. 이번 방문에서 열린사회시민연합과 녹전2리 마을이 자매결연을 맺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써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배고플까바 옥수수와 감자도 삶아주십니다.

옥수수를 입에물고 천막과 텐트를 설치했습니다. 숙소가 폐교된 초등학교와 마을회관이어서 잠자리는 넉넉했지만, 휴가라면 텐트에서 자는 맛도 있어야지요. 아이들은 이미 계곡에 들어가 있습니다. 학교 앞 계곡은 굽이쳐 흐르는 곳이라 깊은 편이었지만, 마을 청년회에서 아이들을 위한 얕은 물줄기를 곡갱이로 파서 만들어 주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캠프 발대식이 끝난후엔 아이들과 옥수수 따기 체험을 하였습니다.


7가구 집수리

둘째날 오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서울에서 준비해온 자재들을 가지고 총 7가구의 집수리 시작됩니다. 이 마을엔 최근에 지은 벽돌집도 있지만, 우리나라 어느 농촌마냥 홀로 사시는 노인분들이 많았고 그분들의 집은 주인의 나이만큼 '역사적'이었습니다. 거의 산 꼭대기에 있던 집은 처음 나무판자집에 시멘트를 바르고 슬래트 지붕을 덧씌우고 다시 샌드위치 지붕판이 얹어져 있어, 수십년간의 집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는 듯 했습니다. 도배와 장판교체를 기본으로 페이트칠과 가구 상황에 따라 싱크대 교체, 벽면 판넬 작업, 창문 교체 작업 등이 진행되었습니다.

아이들과 청소년들 중 일부는 어른들을 따라 집수리 자원활동을 지원하거나, 나머지 아이들과 엄마 몇몇은 오전엔 단종 역사박물관과 장능을 방문하였습니다. 견학에서 돌아온 아이들과 일이 끝난 아이들은 역시 '계곡으로 직행'입니다. 계곡으로 직행한 어른도 일부 있습니다. 바로 어류 사냥꾼 들이죠. 아이들 보호 및 취미를 즐기는 양수겸장의 선택이긴한데, 아이들 덕에 월척은 낚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피래미로 만든 것이어도 매운탕 국물은 역시 시원했습니다.

자매결연과 마을잔치

둘째날 저녁엔 동네 주민분들과 몇몇 유명인사와 지역 정치인들도 모시고 열린사회시민연합과 녹전2리간의 자매결연식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곧 노래방이 켜지고 돼지 두마리와 온갖 음식과 함께 마을잔치가 되었습니다. 고기 참 많이 먹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들은 소박하고 특색있는 휴가를, 또 마을분들은 농산물 판매와 관광소득을 얻을 수 있어 서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특히나 녹전2리의 경우 올 가을 혁신마을 선정을 앞두고 있어 자매결연 성과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치 농활 갔을때 마을분들이 학생들 고생한다며 안쓰러 하시며 신경 써주시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서울에서 집수리 할때는 무관심한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청년회분들이 우리와 집수리를 함께하고, 할머니는 일하느라 수고한다며 알이 성성한 옥수수를 주시며 연신 고마워 하시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제가 고마웠습니다.

아쉬웠던 점.

걱정과 달리 이곳은 모기가 거의 없어 대부분 편안한 밤을 보냈습니다. 다만, 주 숙소로 사용된 폐교는 지난 3년동안 마을이 아닌 개인이 위탁을 받아 운영을 하여 화장실 현대화 등의 투자가 전무하였다고 합니다. 올해가 마을운영 첫 해이나 보니 그럭저럭 샤워실 정도는 마련하였으나, 많은 인원이 쓰기엔 부족하였습니다. 화장실과 씻는 것에 여성과 아이들은 조금 불편했을 겁니다. 이번에 혁신마을로 선정이 되면 나오는 지원금으로 가장 먼저 해결할 예정이라고 하니, 다음을 위해서라도 좋은 결과 기대합니다.